절에 갔다가 주지스님이내가 다도를 배우는 회원인 걸 아시고 내일 손님이 오시는데 다과상을 날 보고 준비해 보라고 하셨다.
”엇, 저는 초보인데요. 혹시 제가 관촉사 품위를 손상시키면 어떻하시려고요?”했더니”개안타 배웠으면 써먹어야지. 나는 눈에 띠는 사람한테 애기하는긴데”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것 저것 사다가 인터넷 뒤지고 샘플 보면서 연습을 했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머리 단장하고 아파트 화단에 내려가서 단풍잎도 주워오고 화병에 꽂을 가을 국화꽃도 한줌 샀다.
주문한 시간보다 두시간쯤 여유를 두고 미리 출발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미리 손질한 걸 차곡 차곡 담는 중이었는데 가서 세팅만 하면 되는데갑자기 스님한테 전화가 와서 준비 안 해도 된다고…엥과일은 공양간에 가서 달라고 해도 되지만 나는 내가 준비를 하고 싶었다.
최고 좋은 품질을 구입하려고 파리바게트에서 정과 서너알만 필요했는데세트로 밖에 안판다고 해서 그냥 통째로 16,000원, 그린키위는 시어서 불안하고 골트키위는 한 팩이면 충분했지만 두팩씩 묶어 놓은거만 있어서 할 수없이 그냥 이걸로.오렌지 한 봉지, 샤인머스켓, 딸기 대신 방울토마토,단감두개, 사과 두개, 배 하나사 놓고도 쓰지 않은 멜론까지 합치면 과일값이 41,000원, 국화꽃 1천800원.과일이 다 그렇고 그런 흔한 것들만 있어서 용과를 좀 사고 싶었지만우리 동네에서 가장 큰 매장인 하나로마트엔 그게 없었다.
그래도 공부 자알 했다.
재료 값이 아깝지 않을만큼 작품이 아주,,매우,,훌륭했다.
흡족했다.
자투리 주워 먹으면서 배불러서 점심 대신하고 주섬주섬 알맹이들 모아모아서 통에 담아 냉장고로.다도를 배우니까 차와 함께 찻상에 올라가는 다과가 필수인데여태 다과상차림법은 배우지 않았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과일도 모양을 내면서 재료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가르쳐주면 좋을텐데,,